ㅋㅋ/책 읽엇다

이토록 뜻밖의 뇌과학 / 리사 펠드먼 배럿(Lisa Feldman Barrett)

고만 2022. 11. 30. 16:21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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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당신의 뇌가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.”라는 말을 책을 제대로 읽기 전에 먼저 보게 됐었다.

저게 정확히 어디에 적혀 있었는지는 가물가물한데 저 문장을 보고 ‘이 책을 읽어봐야겠다’고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.

살면서 뇌 과학에 대해 호기심이 생겼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.

단지 저 문장 때문에 '내 뇌가 하는 일 중 가장 중요한 게 생각이 아니라니.. 그럼 대체 뭐가 중요한 걸까 뇌는 생각하는 도구 같은 게 아닌가' 하는 게 머리를 지배해버려서 얼른 읽고 해치워야지 했다.

 

일반인들 읽으라고 낸 책이겠지만 분야가 낯설어서 그런가.. 한국어가 이렇게 어렵다고???? 하는 생각을 오랜만에 다시 했다.

교양 과목보단 이해가 어렵지만 전공 과목보다는 이해가 쉬운, 그 사이 어딘가 정도.

 

어떻게든 힘들게 읽다 보니 뇌가 한다던 그 중요한 일은 생각 하는 것 자체가 아니라 신체가 제대로 돌아가도록 하는 운영에 가까운 것 같았다.

물, 소금, 포도당 등 여러 가지 생물학적 자원을 조절하는 신체 예산 process, 즉 allostasis와 관련이 있다고 한다.

저자는 사람이 이렇게 진화하긴 했는데 딱히 목적이 있어서 그런 건 아니라고 한다.

진화라는 건 목적을 갖고 일어나는 게 아니기 때문인데 이는 결국 뇌가 판단했을 때 뇌를 지닌 개체가 살아가는 방식에 효율적이도록 그냥 점차 발전했다는 것 같다.

처음부터 어떤 목표를 정하고 점차 발전해 나가는 게 아닌, 주먹구구식으로 그때그때 '아 이건 이렇게 하는 게 좋겠는데?' 하고 나름 효율적으로 변해왔다는 말로 이해가 됐는데 맞는지 모르겠다.

미래에는 사람 몸이 삐쩍 마르고 머리만 큰 형태가 될 것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그렇다면 그 모습이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, 인간이라는 개체의 가장 효율적인 모습인 걸까 생각도 들었다. (순간 메탈슬러그3 좀비맵 보스인 모노아이가 생각났는데 끔찍함 ㄷ)

 

요즘 설계를 해놓고 작업하다가도 새로운 걸 알게 되면 싹 다 뒤엎고 새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.

아마 완벽하게, 그리고 효율적으로 진행하고 싶다는 욕구가 있어서 그런 듯?

그런 생각하다가 뇌 조차도 어떤 목표를 구체적으로 정해놓는 게 아니라 그때그때 효율적인 방식을 택한다니..

아닌가 목표 자체가 태생이 구려도 최대한 효율적으로 운영해보자 하는 게 목표일 수도 있겠다.

뇌가 그렇게 작동하는 거라니.. 최근 종종 생각하던 것과 겹쳐 보여 기분이 묘하다.

 

나에게 책 읽는 건 즐거운 시간인데 뭔가 공부하는 듯한 기분이 들어버렸다.

읽으면서 딱히 다른 생각이 들진 않았고 아~ 그렇구나 하면서 받아들이는 일이 많았으며, 새로이 알게 된 지식 속에서 느낀 점은 뜬금없지만 어린이들에게 더 잘 보여야겠다 이다.

어린 친구들의 뇌는 여전히 진화 중이라 이미 성인이 된 우리들처럼 중요한 것에 집중하고 나머지는 무시하는 게 불가능하다.

뇌에서 중요한 게 뭔지 제대로 된 판단을 할 수 없기 때문인데 앞으로는 적어도 어린이들 앞에서 라도 내가 생각하는 올바름이 무엇인지 티 내야겠다.

미래에 내가 생각하는 올바름을 실천하는 아이가 더 많을 수 있도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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